“그들은 분명 살인을 했다…반드시 책임 물어야” 조나단 정 부친 정정식 선교사
벨가든 지역 바이시클 카지노 주차장에서 보안 요원 5명에 의해 살해된 조나단 정〈본지 6월 14일자 A-1면〉씨는 4대 독자였다. 아버지인 정정식(82) 선교사는 아들만 잃은 게 아니다. 이 사건 때문에 둘째까지 잃었다. 딸(바네사 정)은 오빠의 사망 당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본 뒤 충격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. 아버지 정씨는 그 동영상을 보지 않았다. 아니 볼 수 없었다. 재판은 17일부터 시작됐다. 이제 법정에서는 그 장면을 봐야 할지도 모른다. 현재 정씨는 치매를 앓는 아내와 함께 재판이 열리는 롱비치 법원 인근 아파트에 잠시 머물고 있다. 지난 15일 재판을 앞둔 정씨를 만나 심정을 들어봤다. 관련기사 정신질환 한인 또 비극…다섯명이 짓눌러 죽였다 귀가하려던 조나단 정 사냥감 몰듯 덮쳤다 -지금 심정은. “분명한 건 그들이 우리 아들을 죽였다는 점이다.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우크라이나에서 선교 사역 도중에 들었다. 처음에는 그냥 이 일을 가슴에 묻으려고 했다. 그런데 딸도, 사위도, 변호사도 모두 소송을 권하더라. 이 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했다. 그래서 협조하기로 했다. 나는 승소가 목적이 아니다. 결국 사회에서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, 그게 무엇인지 밝히는 게 더 중요할 뿐이다.” -아들이 정신질환을 앓았는데. “조나단은 나중에 정부의 도움도 받아야 했다. 그러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려고 했다. 심리학자였던 동생도 그런 오빠를 심적으로, 의학적으로 정말 열심히 도왔다. 그날 조나단은 그 누구에게도 해를 가하지 않았다.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고 순순히 그들의 말을 따랐다. 그런데도 주차장까지 쫓아가서 그런 식으로 죽인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.” -책임이라는 것은. “카지노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그들의 규정대로 얼마든지 ‘나가라’고 할 수 있다. 그건 그들의 일이자, 의무 아닌가. 그런데 사람을 죽이는 건 그들의 의무가 아니다. 그 일은 분명한 불법이었고,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.” -그 이후 딸도 잃었는데. “딸의 죽음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. 원래 딸은 소아과 의사가 되려고 했다. 그러다가 심리학자가 된 것이다. 오빠 때문이었을 것이다. 자기 오빠에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줬다. 심리학자로서 오빠를 옆에서 많이 도왔다. 그 누구보다 오빠의 상태를 가장 잘 알았고, 남매가 아주 친밀했다. 그런 아이가 그렇게 죽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.” -딸이 떠나기 전 남긴 게 있나. “오빠가 죽고 나서 딸은 힘들다는 얘기를 전혀 안 했다. 그래서 그렇게 힘든 상태였는지 몰랐다. 의사인 사위도 마찬가지였다. 심리학자라 해도 오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만큼 충격이고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. 아직도 딸과의 마지막 통화가 선명하다. 딸이 카지노 측 변호사와 길고 긴 데포지션 절차를 마친 뒤 그러더라. 이 소송은 반드시 끝까지 가야 한다고 … 너무 중요하니까 포기하지 말라고 하더라.” -이 사건 때문에 자녀를 모두 잃게 됐는데. “죽음이란 건 인간인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아닌가. 딸의 죽음까지 겪으면서 심적으로는 오히려 힘든 걸 다 잊어버렸다. 분명한 건 지금 카지노 측은 인간의 생명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. 이런 점을 이 사회가 꼭 알아줬으면 한다.” 장열 기자ㆍjang.yeol@koreadaily.com조나단 유가족 유가족 아버지 유가족 인터뷰 아버지 정씨